글. 경원현(가평읍 주민)
가평 자라섬 입구 분수대 앞을 지날 때마다 마음이 무겁습니다.
한때 푸른 잎을 무성하게 드리우며 사람들에게 시원한 그늘과 쉼터를 제공했을 느티나무 두 그루가 무참히 잘려나갔기 때문입니다. 다행히 두 그루 가운데 한 그루는 어렵게나마 생명을 이어가고 있지만, 다른 한 그루는 점점 고사해 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 나무들이 그대로 자랄 수 있었다면 지금쯤 폭염 속에서 자라섬을 찾는 주민과 관광객들에게 얼마나 좋은 그늘이 되었을까요.
더욱 안타까운 것은 나무 아래에 주민과 방문객들이 쉬어갈 수 있도록 벤치까지 마련돼 있지만, 정작 나무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벤치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모습도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입니다.
이곳만의 이야기도 아닙니다.
가평중학교 앞 가로수들도 모두 사라지면서 이곳을 오가는 주민과 행인들 사이에서는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물론 도로와 시설물 관리, 안전 등의 이유로 불가피하게 나무를 제거하거나 정비해야 하는 경우도 있을 것입니다. 나무를 무조건 남겨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하지만 나무 한 그루를 심고 키우는 데에는 오랜 시간과 정성이 필요합니다. 특히 오래된 나무는 단순한 식재 수목을 넘어 그 지역의 풍경과 역사, 주민들의 추억을 함께 품고 있는 소중한 자산이라고 생각합니다.
더구나 갈수록 폭염이 심해지는 요즘, 도심과 생활권 곳곳의 나무와 녹지는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휴식 공간이자 자연 그늘입니다. 나무가 사라진 자리에 다시 그늘이 만들어지기까지는 또다시 수년, 수십 년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가평은 산과 강, 숲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가평을 찾는 이유 역시 이러한 자연의 아름다움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나무를 베어내는 행정보다 어떻게 하면 나무를 살리고 잘 가꿀 것인가를 먼저 고민하는 행정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나무가 불가피하게 고사했거나 제거해야 한다면 그 자리에 새로운 나무를 심고, 오래된 나무는 가능한 한 보존하고 관리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합니다. 가평군의 산림·녹지 행정도 ‘제거’보다 ‘보존과 관리, 식재’에 더욱 많은 관심을 기울여 주기를 바랍니다.
저는 가평을 사랑하는 한 주민으로서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제발 이제 나무를 그만 잘랐으면 합니다.
나무를 베어 없애는 것보다 한 그루라도 더 살리고, 빈자리에 새로운 나무를 심어 주십시오.
오늘 우리가 심고 가꾸는 나무 한 그루가 몇 년 뒤에는 주민들에게 시원한 그늘이 되고, 가평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아름다운 풍경이 될 것입니다.
가평이 자연을 자랑하는 도시를 넘어, 나무 한 그루도 소중하게 여기고 가꾸는 도시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