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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8-2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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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농지 전수조사, 경자유전 원칙과 농촌 현실 함께 살펴야...

- 농지 투기 근절 취지는 공감…고령농·임차농 보호와 지역 현실 반영한 제도 보완 시급

기사입력 2026-08-18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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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관(가평타임즈 영상본부장)

농지 전수조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농지를 실제 농사를 짓는 사람이 소유하도록 하는 경자유전(耕者有田)’의 원칙을 확립하고, 외지인의 농지 투기와 불법 농지 이용을 차단하겠다는 취지는 마땅히 존중돼야 한다.

농지가 투기의 수단으로 전락하거나 농업과 무관한 방식으로 이용되는 것을 막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책무다. 그러나 제도의 취지가 아무리 옳다고 해도 현장의 현실을 외면한 획일적인 법 집행은 또 다른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특히 농촌의 고령화와 인구 감소가 심각한 가평군과 같은 농촌지역에서는 농지 전수조사가 투기 근절이라는 본래 목적을 넘어 실제 농사를 짓는 농업인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없도록 세심한 접근이 필요하다.

현재 농촌에서는 70~80대 고령 농업인이 상당수 농사를 이어가고 있으며, 자신의 농지를 직접 경작하기 어려워 주변 농업인에게 임대하거나 위탁하는 관행도 광범위하게 존재한다. 이러한 현실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불법 임대차 여부만을 기준으로 단속을 강화한다면, 오히려 실제 농사를 짓고 있는 임차농이 경작지를 잃는 역설이 발생할 수 있다.

농지에 설치된 각종 영농시설에 대한 판단도 마찬가지다. 농작물 재배를 위해 필요한 작업 공간이나 시설 등이 일률적으로 불법으로 규정될 경우 농업인의 영농활동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 농업 생산을 위해 불가피한 시설과 투기나 개발을 목적으로 한 불법 이용을 구분하는 현실적인 기준이 필요하다.

행정 현장의 부담도 결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수많은 농지를 대상으로 심층조사를 실시한 뒤 위반사항을 적발하면 청문, 이의신청, 처분명령, 이행강제금 부과 등 후속 행정절차가 뒤따른다. 농지업무 담당 인력이 충분하지 않은 지방자치단체의 현실을 감안하면 조사 자체보다 조사 이후의 사후관리에서 행정력이 한계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자칫 농업인 지원과 농촌 현안 업무까지 뒷전으로 밀리는 상황도 우려된다.

농지 거래 위축과 농가 자산가치 하락 문제 역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고령 농업인이 농사를 그만두면서 농지를 처분하려 해도 농지를 매입해 실제 농사를 지을 후계농을 찾기 어려운 것이 오늘날 농촌의 현실이다. 여기에 전수조사와 처분명령에 대한 불안까지 겹치면 농지 거래가 얼어붙고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농지를 담보로 영농자금을 조달하는 농업인에게는 담보가치 하락이 곧 금융 부담으로 연결될 수 있다.

더욱이 개발 가능성이 높은 지역의 투기성 농지와 순수 농업지역의 농지는 성격부터 다르다. 가평처럼 농업지역과 관광·개발지역이 혼재하고 각종 규제가 중첩된 지역에 전국적으로 동일한 기준을 적용한다면 지역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기 어렵다.

농지의 이용 형태와 작물, 지역경제 여건, 고령농가 비율 등을 고려한 탄력적인 행정이 요구된다. 농지 투기 세력이 법의 허점을 이용하는 행위도 철저히 차단해야 한다.

명의 변경이나 위장 영농, 법인 등을 활용한 편법 투기는 엄정하게 조사해야 한다. 그러나 신고와 단속을 지나치게 강조할 경우 오랜 기간 이웃과 함께 살아온 농촌 공동체가 서로를 감시하고 고발하는 분위기로 변질될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

따라서 농지 전수조사는 몇 건을 적발했느냐가 성과의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투기 목적의 농지 소유와 불법 이용은 엄정하게 단속하되, 실제 농사를 짓는 고령농·임차농·후계농업인에게 불필요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현실적인 예외와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는 농촌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농지 임대차 제도를 현실에 맞게 양성화하고, 지자체 농지 담당 인력을 확충하며, 조사 과정에서 농업인의 소명 기회를 충분히 보장해야 한다. 농지은행의 역할과 매입 여력도 함께 점검해 농지 처분이 필요한 고령농가가 갈 곳을 잃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농지 전수조사가 진정으로 농업과 농촌을 위한 제도가 되려면 책상 위의 농지보다 현장의 농지를 먼저 살펴야 한다. 특히 가평과 같은 고령화·인구감소 농촌지역에서는 단속과 처분보다 농업인의 생존권과 농촌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을 함께 고려하는 정교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

 

관리자 (gptime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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